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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 증후군

루게릭병(ALS)의 최신 유전자 치료 연구

 

1. 루게릭병(ALS) 개요와 발병 기전

루게릭병(ALS,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은 운동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손상·소실되는 대표적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발병 초기에는 근육 약화와 경련이 나타나고, 이후 점차 호흡 곤란·연하 장애·언어 장애로 진행되어 평균 생존 기간이 3~5년으로 매우 짧다. ALS는 크게 **가족성(familial)**과 **산발성(sporadic)**으로 나뉜다. 가족성 ALS의 약 20%는 SOD1 유전자 변이와 직접적으로 연관되며, 나머지도 C9orf72, TARDBP, FUS 등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변이는 단백질 응집,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산화 스트레스 증가, 신경 염증 활성화 같은 연쇄 반응을 촉발하여 운동 신경세포의 사멸을 가속화한다. 과거에는 증상 완화 중심의 약물 치료(예: 리루졸, 에다라본)만 존재했으나, 최근 들어 유전자 치료를 통한 근본적 접근이 빠르게 연구·개발되고 있다.

루게릭병(ALS)의 최신 유전자 치료 연구

2. ALS 유전자 치료의 핵심 기술과 원리

ALS 유전자 치료의 대표적 방법은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치료제와 **유전자 편집 기술(CRISPR-Cas9)**이다. ASO 치료제는 특정 유전자의 mRNA 전사를 억제하거나 비정상 단백질 생성을 차단해 병리 과정을 늦춘다. 대표 사례로 **토퍼센(Tofersen)**은 SOD1 변이형 ALS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된 ASO 치료제로, 2023년 미국 FDA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이 약물은 뇌척수액 내 SOD1 단백질 농도를 감소시켜 신경 손상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또 다른 접근인 CRISPR-Cas9 유전자 편집 기술은 변이 염기서열을 직접 교정하거나 발현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특히 C9orf72 반복서열 확장 변이에 대한 ASO 연구에서는 RNA 응집체 감소와 신경 염증 완화가 보고되었으며, 일부 전임상 연구에서 생존 기간 연장 효과까지 확인됐다. 이러한 기술들은 기존 치료제보다 원인 표적성이 높아 장기적인 치료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3. 임상시험 동향과 주요 성과

[표] 주요 ALS 유전자 치료 임상시험 현황 (2025년 기준)

  
치료제명 타겟  유전자기술 방식 임상 단계 주요 결과
토퍼센(Tofersen) SOD1 ASO 3상 SOD1 단백질 농도 감소, 기능 저하 속도 완화
BIIB078 C9orf72 ASO 2상 비정상 RNA 감소, 염증 지표 개선
Jacifusen FUS ASO 1/2상 단백질 응집 감소, 안전성 양호
CRISPR-SOD1 SOD1 CRISPR-Cas9 전임상 변이 교정, 생존 기간 연장
AAV-miR-SOD1 SOD1 AAV 기반 miRNA 1상 발현 억제, 부작용 최소
 

4. 향후 과제와 전망

ALS 유전자 치료는 질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멈출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지만, 상용화까지는 해결해야 할 난관이 많다. 첫째, 환자별 유전형 분석이 필수인데, 이는 진단 비용과 전문 인프라 부족 문제를 동반한다. 둘째, AAV 벡터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면역 반응과 장기 독성에 대한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 셋째, 현재 개발 중인 치료제 대부분은 특정 유전자 변이 환자에 국한되며, 전체 환자의 약 90%를 차지하는 산발성 ALS 치료에는 적용이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ASO 플랫폼, 비바이러스 전달체 기술, 다중 표적 유전자 조절 전략은 향후 적용 범위를 넓히는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특히 조기 진단 기술 발전과 예방적 투여가 가능해진다면, ALS 치료 패러다임은 ‘증상 완화’에서 ‘질병 예방·진행 억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